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고치던 외주업체 소속 19세 노동자가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었다.
시작~종료 2016년 5월 28일 ~ 2018년 6월 8일마지막 수정 2026. 10. 15. 오후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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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2016년 5월 28일 오후 6시 무렵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9-4번 승강장)에서 일어난 산업재해이다. 서울메트로로부터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 은성PSD 소속의 19세 하청 노동자가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점검하던 중 승강장으로 들어오던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현장에서 숨졌다. 언론은 피해자를 흔히 '구의역 김군'이라 불렀다.
안전 규정상 선로 쪽 작업은 2인 1조로 해야 했지만 현장에는 그 혼자뿐이었다. 사고는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인력 부족, 원청과 하청 사이의 책임 떠넘기기,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우가 겹친 구조적 문제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둘러싼 논쟁과 산업안전 제도 개편 논의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배경
서울메트로는 2011년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겼다(서울동부지법 판결문 요지를 전한 뉴시스 보도). 같은 유형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 1월 성수역, 2015년 8월 강남역에서도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노동자가 숨졌고, 재판부는 뒷날 이 두 사고가 위험을 경고했는데도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뒤 드러난 용역 계약 내용도 논란을 키웠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은성PSD와의 위탁용역 계약에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고용하도록 하는 인력 배치 조건이 들어 있었고, 과업지시서에는 고장·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용역업체가 지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다. 숨진 노동자의 월급은 144만 원이었던 반면, 서울메트로에서 옮겨 온 이른바 '전적자'들은 월 350만~400만 원 안팎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메피아(메트로+마피아)'라는 말이 퍼졌다.
사고 경과
광진경찰서가 6월 6일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는 오후 5시 54분 고장 신고가 들어온 9-4번 승강장에 도착했다. 그는 이 작업을 마친 뒤 오후 6시 20분까지 을지로4가역으로 이동해 다른 스크린도어를 점검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뉴스1은 사고 시각을 오후 5시 55분께로 보도했다. 홀로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작업하던 그는 승강장으로 들어오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고 직후 경찰은 은성PSD가 작업일지에 '2인 1조로 작업했다'고 허위로 적은 사실을 확인했다. 역무실 역시 작업 신고를 제대로 받지 않았고 열차 운행 조정 같은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숨진 노동자의 가방에서 컵라면이 나온 사실이 알려지자,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만큼 쫓기며 일한 비정규직 청년의 처지가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추모와 사회적 반향
시민들은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편히 쉬세요' 같은 글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국화와 컵라면 등을 놓았다. 서울메트로가 안전을 이유로 이를 치우자 항의가 이어졌고, 회사는 대합실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했지만 승강장은 그대로 자연스러운 추모 장소가 되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 31일 구의역을 찾아 조문하고 서울시의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서울메트로는 6월 1일 숨진 노동자에게 잘못이 없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6월 5일에는 서울메트로 임원과 팀장급 이상 간부 약 180명이 사표를 냈고, 회사는 6월 6일 임원 2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구의역장 등 5명을 직위 해제했다. 서울시는 6월 7일 용역 계약의 퇴직자 채용 의무 조항을 없애고, 은성PSD를 자회사로 바꾸려던 계획을 멈춘 채 직영화를 포함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사와 재판
서울동부지검은 사고 1년 무렵인 2017년 5월, 서울메트로 전 대표와 본사 직원, 구의역 부역장과 역 직원, 은성PSD 대표 등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두 법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18년 6월 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은 1심에서 은성PSD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은성PSD 법인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정원 전 서울메트로 대표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되었고, 서울메트로 본사와 역 직원들도 벌금 500만~1,000만 원을 받았으며 2명은 무죄였다. 서울메트로 법인에 대해서는 2017년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합쳐 서울교통공사가 되면서 법인격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인력을 늘리면 이윤이 줄어드는 계약 구조 속에서 혼자 작업하는 관행이 방치되었고, 원청인 서울메트로도 강남역 사고 뒤 2인 1조 준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청 대표가 벌금형에 그친 결과를 두고는 처벌이 가볍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영향과 의의
구의역 사고는 위험한 업무일수록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하청으로 넘기고, 사고가 나면 책임도 아래로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한국 사회에 선명하게 드러냈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외주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서울시 산하 기관의 안전 업무 직접 고용 논의가 이어졌다.
2년 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슷한 처지의 24세 하청 노동자가 숨진 김용균 사망 사고가 일어나자 두 사건은 나란히 언급되었다. 이 흐름은 2018년 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과 2021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 이어졌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배경 설명에도 구의역 사고가 함께 거론된다. 사고 이후에도 구의역에서는 해마다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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