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사태
사건 · 사회·경제 · 2021년 3월 2일 ~ 2023년 8월 31일 · 37.4430, 126.8230
2021년 3월 참여연대와 민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광명·시흥 지구 예정지 땅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공직자 부동산 투기 파문. 대규모 합동 수사와 국토부 장관 사퇴로 이어졌고,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등 투기 방지 입법을 낳았다.
상세 타임라인
개요
LH 투기 사태는 공공택지 개발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원들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신도시 예정지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2021년 3월 제기되면서 시작되었다. 정부가 2021년 2월 24일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를 3기 신도시의 여섯 번째 지구로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의혹은 LH를 넘어 공무원, 지방의원, 국회의원으로까지 번졌고, 집값 급등으로 민심이 예민하던 시기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의혹 제기
2021년 3월 2일 오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제보를 바탕으로 토지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LH 직원과 배우자 등 10여 명이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시흥시 과림동·무지내동 일대 10개 필지 약 2만 3,028㎡(약 7,000평)를 100억 원가량에 사들였고, 그 가운데 58억 원 정도는 금융기관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문화일보 보도). 두 단체는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조사를 신도시 전체와 친인척 명의 거래로 넓히라고 요구했다.
뒤이어 직원들이 농지를 사면서 허위 내용을 담은 농업경영계획서를 지자체에 냈고, 사들인 땅에 용버들 묘목을 15~25cm 간격으로 빽빽하게 심었다는 사실이 3월 8일 국회의원실 자료 등으로 알려지며 공분이 커졌다(한국어 위키백과).
수사와 정부 대응
경기남부경찰청은 의혹 제기 일주일 만인 3월 9일 경남 진주의 LH 본사와 사업본부, 의혹을 받은 직원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정부는 3월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1,560명 규모의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렸다. 직전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3월 12일 사의를 밝혔고, 4월 16일 109일 만에 물러났다.
수사 대상은 공무원과 지방의원, 정치인으로 넓어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6월 7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2명(16건), 8월 23일 국민의힘 의원 12명과 열린민주당 의원 1명에게 부동산 거래 관련 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발표하고 특수본에 넘겼다. 특수본은 2022년 3월 최종 결과에서 6,081명을 수사해 4,251명을 검찰에 넘기고 64명을 구속했으며, 투기 수익 1,506억 6,000만 원을 기소 전에 몰수·추징 보전했다고 밝혔다(이데일리·서울신문 보도). LH 전·현직 직원은 98명이 수사를 받아 61명이 송치되고 10명이 구속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 등 권력층에 대한 성과가 미진해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서울경제).
재판
재판에서는 '업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되었다.
- 완주 삼봉지구 개발 정보를 이용해 2015년 아내 명의로 땅을 산 LH 전북본부 직원은 2021년 10월 18일 전주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LH 투기 논란 이후 나온 첫 판결이었고, 2022년 1월 항소심도 같은 형량을 유지했다.
- 2017년 광명시 노온사동 땅 약 1만 7,000㎡를 25억 원에 사들인 LH 광명·시흥사업본부 전 직원과 지인 2명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2023년 3월 수원고등법원은 검찰이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직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세 사람을 모두 법정구속했으며, 사들인 땅을 몰수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2023년 8월 31일 이 판결을 확정했다.
- 반면 시흥시 과림동 땅을 함께 사들인 LH 직원 등 2명의 사건에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22년 9월 이들이 대외비 정보를 공유했는지 불분명하다며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농지법 위반만 유죄로 보는 등, 사건마다 결론이 엇갈렸다.
입법과 제도 변화
- 국회는 2021년 3월 24일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된 법(2021년 4월 1일 공포)은 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부동산 거래에 쓰거나 남에게 흘린 사람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얻은 이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에 처하고, 이익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까지 가중하며, 그렇게 얻은 재산은 몰수하도록 했다(제57조).
- 2013년 처음 제안된 뒤 오랫동안 국회에 묶여 있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2021년 4월 말 국회를 통과해 5월 18일 공포되었고, 1년 뒤인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되었다.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회피하도록 하며,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매수 신고(제6조)와 직무상 비밀 이용 금지(제14조)를 규정했다.
- LH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직유관단체 직원의 재산 등록 의무화, 퇴직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금지 확대 등을 담은 공직자윤리법·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도 함께 추진되었다.
정치적 영향
사태는 2021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직전에 터졌다. 매일경제 등은 3월 하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고,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두 곳 모두 크게 이겼다. 사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과 공정성 문제를 한꺼번에 터뜨린 계기로 평가되며, 같은 해 가을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함께 개발 정보와 공공 권력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을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