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사건 · 정치·외교 · 2012년 10월 ~ 2024년 5월 30일 · 37.4935, 127.0067
2013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탈북민 출신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우성을 간첩 혐의로 기소했으나 무죄가 확정된 사건.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이 중국 공문서를 위조해 증거로 낸 사실이 드러났고, 이후 검찰의 재기소는 대법원에서 공소권 남용으로 판단되었다.
상세 타임라인
개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은 북한에서 이주해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화교 출신 유우성이 탈북민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로 2013년 구속 기소되었으나, 1·2심과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다. 국정원은 그의 여동생 유가려를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장기간 수용한 상태에서 받은 진술과, 항소심에서 제출한 중국 당국의 출입경 기록 등을 핵심 증거로 삼았다. 그러나 여동생의 진술은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고, 출입경 기록 등은 국정원이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검찰이 과거 기소유예했던 혐의로 그를 다시 기소한 일은 2021년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공소권 남용'이 인정된 사례가 되었다.
배경
유우성은 2004년 탈북해 국내에 정착한 뒤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탈북민 관련 업무를 맡았다. 국정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탈북민의 제보를 계기로 그를 내사했고, 경찰은 2010년 그가 2007년 몰래 북한에 다녀왔다는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하였다. 같은 해 검찰은 그가 다른 탈북민들의 대북 송금을 도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기소유예 처분하였다.
경과
여동생의 진술과 기소
2012년 10월 무렵 입국한 여동생 유가려는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다가 오빠가 간첩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국정원은 2013년 1월 유우성을 체포하고 1월 29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2월 26일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였다.
1심 무죄
2013년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간첩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여권법 위반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보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여동생은 재판에서 국정원 조사 과정의 회유와 압박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증거 위조의 발각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우성이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중국 측 출입경 기록과 관련 공문서를 새 증거로 냈다. 그러나 2014년 2월 13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 문서들이 위조되었다는 회신을 재판부에 보냈다. 3월 5일에는 문서 입수에 관여한 국정원 협조자가 남긴 유서에서 문서 위조 사실이 드러났고, 주선양 총영사관 영사가 국정원의 요구로 허위 확인서를 작성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대공수사국 직원들과 협조자들이 문서 위조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구속·기소되었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 담당 검사들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으나 징계를 받았다.
2심과 대법원
2014년 4월 25일 서울고등법원은 간첩 혐의에 다시 무죄를 선고하면서, 유가려가 약 170일 동안 영장 없이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사실상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판단해 그 진술의 증거 능력을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2015년 10월 29일 간첩 혐의 무죄를 확정했다.
재기소와 공소권 남용
간첩 사건 1심 무죄 뒤 검찰은 2010년 기소유예했던 대북 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유우성을 다시 기소하였다. 1심은 이를 유죄로 보았으나, 항소심은 이 재기소가 통상적이고 적정한 소추 재량권 행사로 보기 어렵고 어떤 의도가 엿보인다며 공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2021년 10월 14일 이 판단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 기각을 확정한 첫 사례로 보도되었다. 유우성은 같은 해 11월 당시 검사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지만, 공수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하였다.
검사 탄핵
국회는 2023년 9월 21일 재기소를 담당했던 안동완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였다(재석 287명, 찬성 180명). 헌정사상 첫 검사 탄핵 소추였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5월 30일 재판관 5 대 4의 의견으로 탄핵 청구를 기각하였다. 기각 의견 가운데 3명은 법 위반 자체가 없다고 보았고, 2명은 법 위반은 있으나 파면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보았다. 반면 4명은 보복 의도를 갖고 소추권을 남용한 중대한 위법이라며 파면 의견을 냈다.
영향과 의의
이 사건은 탈북민 합동신문 과정의 장기 수용과 진술 강요, 정보기관의 증거 위조가 법정에서 확인된 사례로,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 논의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또 형사 소송에서 '공소권 남용'이라는 이론이 실제로 인정된 드문 사례이며, 검사에 대한 탄핵 절차가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은 계기이기도 하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는 이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조사 기간과 인권 보호 절차를 손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