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사건 · 정치·외교 · 2008년 7월 11일 · 38.7080, 128.1980
2008년 7월 11일 새벽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의 해수욕장 부근에서 산책하던 한국인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 북한이 공동 조사를 거부하면서 1998년부터 이어지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었다.
상세 타임라인
개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은 2008년 7월 11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북측) 금강산 관광지구 장전항 부근 해수욕장 일대에서 일어났다. 관광객 박왕자 씨(당시 53세)가 해변을 산책하다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숨졌다. 북한은 피해자가 군사 경계 지역을 침범했고 멈추라는 경고에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측의 현장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정부와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고, 이후 관광은 재개되지 못했다.
배경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현대그룹의 관광선 '현대금강호' 출항으로 시작되었다. 2003년부터는 육로 관광도 열렸다.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경제 협력의 상징이었다. 관광객은 숙소와 해수욕장 등 정해진 구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다. 관광 구역과 북한군 경계 구역 사이에는 모래사장에 철조망 정도만 있어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과
- 피해자는 이른 새벽 숙소를 나와 해변을 따라 산책했다.
- 북한은 4시 50분께 북한군 초병이 경계 구역에 들어온 피해자를 발견하고 멈추라고 했으나 달아나자 경고 사격 뒤 조준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처음에는 사건 시각을 5시로 통보했다가 나중에 4시 50분으로 바꿨다. 사건 시각을 두고 일부 목격자는 총성이 5시 넘어서 들렸다고 진술해 논란이 일었다.
- 북한은 사건 약 4시간 뒤인 9시 20분께 현대아산을 통해 남측에 사건을 알렸다.
- 시신은 남측으로 옮겨졌고, 부검 의료진은 등 뒤에서 조준 사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쟁점
- 경고 사격 여부: 총성이 두 번만 들렸고 몸에 총상이 두 곳이어서, 북한 주장대로 경고 사격이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 이동 거리와 시간: 숙소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 약 3.3km를 20분 남짓에 걸어갔다는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 과잉 대응: 남북은 2004년 한국 국민의 북측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맺었다.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법도 위반 행위에 대한 처리 절차를 정해 두었다. 이 때문에 비무장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 이 규정을 벗어난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사망 사고는 유감이지만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남측의 진상 조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진상 규명, 재발 방지책, 신변 안전 보장을 관광 재개의 전제로 내걸었다.
결과와 영향
관광 중단으로 현대아산과 협력 업체는 큰 손실을 입었다.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관광 재개에 합의했지만, 남북 당국 간 협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북한은 2010년 이후 금강산 지구의 남측 자산을 동결·몰수했고, 2011년 독자적인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만들었다.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이 사건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과 함께 남북 경협의 취약성을 보여 준 사례로 꼽힌다.